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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6 09:18

작가 아비코 다케마루가 SFC시절 전설의 게임 '카마이타치의 밤'의 시나리오 라이터라는 정보만으로 구입한 책입니다. 보통 작가 이름만으로 책을 사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카마이타치의 밤의 시나리오가 너무 대단해서 그 작가가 쓴 소설은 과연 어떨까하는 기대에 구입한 거죠.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듯 19세 등급이며 추리 소설입니다. 신기한게 책이 처음부터 씰로 밀봉이 되어있고 절대 마지막 페이지를 보지 말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으음... 저 문구 때문에 괜히 흥미없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싶어지는 부작용이 일어나서 혼났습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 에필로그가 맨 첫페이지에 할당되어 있는데 분명 소설을 다 읽게되면 다시 이 에필로그를 보게되실겁니다. 19세 등급답게 소설내용은 잔혹합니다. 가장 큰 주제인 여자 연쇄 살인사건이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 읽고있자면 얼굴이 찌푸러질 표현이 난무합니다.
본편은 세사람의 시점을 번갈아가면서 진행되며 그 중 하나는 범인입니다. 이 범인의 시점에서 쓰여지는 그의 심리 표현이 이 소설에서 가장 숨막히는 부분입니다. 이유가 있어 범인을 쫓는 전직 경관과 자신의 아들이 범인이 아니라고 믿고싶은 어머니의 시점에서는 범인을 이미 아는 자로서의 답답함과 애절함이 느껴집니다.

처음부터 범인을 보여주고 그 범행 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얼핏보면 추리소설이 아니라 한 미치광이의 엽기 연쇄 살인극을 보기만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봉인씰에 마지막 페이지를 절대 먼저 읽지말라고 적혀있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마지막 한페이지로 소설 전체에 설치되어 있던 거대한 트릭이 완성됩니다. 글로 이루어진 소설이란 매체를 적극 사용한 가공할 트릭이었습니다. 다만 그 트릭이 왠지 뜬금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데 이는 책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살육에 이르는 병 - 10점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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