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09 10:42
[리뷰해요]
참혹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캡콤의 건슈팅에 대한 욕망(?)은 과연 언제나 사그러들지 모르겠습니다. PS2로 나왔던 캡콤의 건슈팅인 건서바이버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총 4개가 나왔고(1편은 PS1으로 나왔습니다.) 3편이 디노 크라이시스를 배경으로 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1,2,4는 바이오하자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바이오하자드와 디노 크라이시스를 건슈팅으로 한다는 매력적인 게임이었지만 그 평가는 처참했습니다. 그나마 4편이 그럭저럭의 평가를 받았고 다행(?)스럽게도 4 이후로 건서바이버 시리즈의 소식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렸습니다. 바이오하자드4의 Wii버전이 꽤 잘 나오고 또 잘 팔리자 캡콤은 Wii로 또다시 건슈팅을 제작합니다. 그것이 바로 바이오하자드 : 엄브렐러 크로니클즈 입니다. 과연 누가 또 캡콤의 건슈팅을 사겠는가라고 생각했지만 상술의 귀재인 캡콤인만큼 아주 사악한(?) 요소를 넣었습니다. 바로 이미 만들어진 바이오 하자드 본편을 새롭게 각색한 것과 바이오 하자드4에서 갑자기 망해버린 엄브렐러사가 왜 망했는지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게임은 팬이라면 반드시 구입해야 할 게임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난이도가 높은 것만 제외하면 게임은 꽤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Wii로 한글화되어 발매된 바이오하자드 : 다크사이드 크로니클즈(이하 DC)는 엄브렐러 크로니클즈의 후속작으로 전작과 마찬가지로 한글화되어 국내에 발매되었습니다. 이번작은 바이오하자드4에서 처음 나온 잭 크라우저와 주인공 레온의 끈적한 관계를 메인스토리로 삼아 팬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하자드:DC는 메인 스토리 외에도 바이오하자드2와 코드 베로니카를 주제로 삼고있습니다. 기존 3D 액션 어드벤처 스타일의 두 이야기는 건슈팅에 맞게 적절히 각색되었지만 핵심 내용은 똑같기에 기존 작품을 플레이했던 팬은 이야기가 어떻게 바꼈는지 보는 재미가 있고 두 작품을 플레이하지 못한 유저는 바이오하자드의 역사를 간단하게 알 수 있습니다.
건슈팅에 녹아들어간 바이오 하자드
게임은 기본적으로 위모콘을 이용한 건슈팅입니다. 생각해보면 위모콘 덕분에 Wii로 건슈팅 게임을 내놓는 것은 꽤나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타 콘솔같은 경우에는 별도의 장비가 없으면 재미없게 패드로 플레이를 해야했는데 Wii는 그런 추가장비 구입의 압박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의외의 복병은 바로 위모콘의 감도입니다. 감도가 생각보다 안 좋아 닌텐도에서는 모션 플러스라는 주변기기까지 내놓았는데 바이오하자드:DC는 모션플러스를 지원하지 않거니와 국내에서는 정식발매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게임은 A버튼을 누르면 정밀 사격모드로 들어가게 되어있습니다. 정밀 사격모드에서는 위모콘의 움직임이 평소보다 작기 때문에 헤드샷을 노린다던가 특정 물체를 맞출 때 유용합니다. 총기의 수동 재장전은 위모콘을 화면 밖으로 빠르게 움직이면 가능해 아케이드 건슈팅 감각을 충실히 재현하고(비록 이 게임은 가정용이지만) 있고, 바이오하자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이프 공격, 좀비에게 붙잡혔을 경우 위모콘을 흔들어서 발동되는 회피 공격, 바이오하자드4부터 등장해 인기를 끈 버튼 액션등 건슈팅의 기본 조작에 바이오하자드의 요소가 완벽하게 녹아들어있습니다.
기존 건슈팅 게임에서는 게임 도중 나타나는 라이프 아이템과 무기를 쏘면 그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야호~ 생명이 +1!) 바이오하자드:DC에서는 이 개념을 좀 더 넓게 확장시켜 회복아이템인 허브와 무기 이외에도 회복 스프레이, 돈, 캐릭터 파일들을 입수 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하자드:DC는 맞는 횟수가 정해지지 않고 체력 게이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허브를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또 바이오하자드 답게 게임 중 입수한 돈으로 무기를 업그레이드 해나갈 수 있습니다. 무기의 종류도 상당히 많습니다만 업그레이드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서 꽤 여러번 플레이해야 모든 무기의 업그레이드를 완료할 수 있습니다. 건슈팅치고 꽤 많이 파고들 요소가 있고 플레이 타임도 꽤 깁니다. 엔딩을 봐야 플레이 할 수 있는 추가시나리오도 있고 엔딩 자체도 두가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여기저기에서 단점들이 보입니다. 일단 프레임. 이 게임은 건슈팅 치고는 꽤나 저질스런 프레임을 보여줍니다. 대충봐선 30프레임이 겨우 될까말까한 것 같은데 익숙해지면 괜찮지만 처음에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일반적인 건슈팅은 적과 조우하지 않는 이벤트나 이동 장면은 매우 빠르게 처리합니다. 아케이드 게임이라서 그런면도 있지만 이렇게 함으로서 게임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이오하자드:DC는 이동이나 이벤트가 쓸데없이 긴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마치 1인칭으로 플레이 했을 때 플레이어가 할 법한 동작을 화면으로 연출하는데(예로 코너에서 빼꼼히 밖을 내다보는 동작) 왜 건슈팅에서 이런 연출이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바이오하자드 답게 공포심을 유발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만 그것을 감안한다 해도 연출의 진행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방금전까지 아무것도 없던 복도에서 좀비가 걸어다니거나 떨어뜨린 액자가 다시 걸려있는 귀여운 오류는 그렇다치더라도 사방에 좀비가 넘쳐나는데 길 옆에 쓰러져있는 좀비를 유심히 바라보거나 쓸데없이 주위를 둘러보는 연출은 정말 속터져 죽을 뻔 했습니다. 그런데 또 웃긴 것은 몇몇 적들을 공격하는 구간에서는 화면 전환이 너무 빨라 총을 2~3발 정도 쏘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에 반해 간간히 등장하는 나이프를 써야하는 구역이라던가 건슈팅에 맞게 간단하게 바뀐 퍼즐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기존 원작과 다르게 건슈팅으로 싸우는 거대 보스전은 정말 멋졌습니다. 몇몇 보스전은 마지막에 원작에서처럼 주변의 물체를 이용해야하는 것을 각색해놓았습니다. (2에서 나온 엘리게이터과 싸울 때는 가스관을 넘어뜨려 입에 물게해야 하는등)
약간 다른 케이스로 국내 정식판만의 오류가 있습니다. 게임 상에서 여성은 대부분 존댓말을 하고 남성은 죄다 반말을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보입니다. 외화 번역의 고질적인 오류이며 직속상관에게도 반말 찍찍하는 주인공들이 나오는 게임에서 이런 번역은 참으로 어이없습니다.
본 궤도에 오른 캡콤제 건슈팅
건서바이버 시리즈의 악평을 온몸으로 받으며 건슈팅에 계속 도전했던 캡콤의 노력은 전작 엄브렐러 크로니클즈에서 꽃피어 이번 다크사이드 크로니클즈에서 안정화된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게임이 다른 건슈팅들과 비교해서 확연히 차이나는 재미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말하기도 뭐한게 요즘은 건슈팅이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으니... 그런 의미에서 다크사이드 크로니클즈의 존재는 꽤 의미가 있습니다. 이 시리즈가 앞으로 계속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일단 바이오하자드는 전작과 이번편해서 다 써먹으니까요) 다음작이 나온다면 좀 더 발전된 모습이 기대되는 게임입니다.
추신. 남극 스테이지를 플레이 할 때 총소리가 아예 안나는 현상이 있었는데 저만 이런게 아닌거보니 아무래도 버근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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